Q. ‘염생식물 공생세균 발굴 연구’를 소개해주세요.

A. 염생식물은 소금기가 많은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강인한 식물입니다. 우리 갯벌에는 갈대, 칠면초, 나문재, 해홍나물, 퉁퉁마디, 갯질경이, 사구에는 통보리사초, 갯메꽃, 수송나물이 자생하며 해안 암반에는 해국 등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무기질을 축적하거나 잎을 두껍게 만들어 염분 스트레스를 극복합니다. 풍부한 미네랄 덕분에 식·약용 자원으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탄소를 흡수하는 ‘블루카본’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역할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이들의 뿌리에 깃든 미생물을 연구해 현재까지 세균 약 1,000여 점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이 중 일부는 성장을 돕는 호르몬인 옥신을 생성하며, 46종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식물 생장 촉진 활성이 처음으로 밝혀진 귀한 자원입니다.

Q. 왜 염생식물과 미생물의 관계에 주목했나요?

A.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생명력의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염생식물은 그 자체로 생존 능력이 뛰어나지만, 사실 홀로 버티기보다는 미생물과 손을 잡고 환경을 극복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죠.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공생 시스템을 제대로 규명해보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갯벌에서 이들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A. 불안정한 갯벌 환경에서 두 존재는 서로의 생존을 돕는 완벽한 파트너입니다. 미생물은 염분이나 생장을 방해하는 물질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줄여 식물의 숨통을 틔워주고, 식물은 그 대가로 미생물에게 안락한 서식 공간과 영양원을 제공합니다. 이런 협력이 이어지면 염생식물의 서식지가 넓어지고 자연스레 갯벌 속 다양한 동물들의 보금자리와 유기물 공급원이 풍성해집니다. 결과적으로 갯벌 생태계 전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초가 되는 셈입니다.

갯벌과 사구에 살아남는 식물들 ①갯메꽃, ②해홍나물, ③수송나물, ④퉁퉁마디
Q. 공생세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식물을 돕나요?

A. 뿌리에서 찾아낸 세균들은 여러 방식으로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식물 성장 호르몬을 뿜어 뿌리가 더 튼튼하게 내리도록 돕는가 하면, 공기 중 질소를 식물이 먹기 좋은 형태로 바꿔 영양분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또 염분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물질을 생성하거나 병원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등 복합적인 작용을 통해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전방위로 지원합니다.

염생식물과 공생세균의 상호작용
(출처: Miller와 Nielsen, 「염분 토양에서 재배된 식물에 호염성 세균을 접종했을 때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변화 분석」,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Int J Mol Sci.))
Q. 기후변화가 이들의 관계를 흔들어 놓진 않을까요?

A. 분명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수면이 높아지고 염분 농도가 변하면 염생식물의 터전 자체가 직접적으로 바뀝니다. 집이 바뀌면 그곳에 모여 살던 미생물 식구들의 구성이나 기능도 함께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기온 상승 역시 미생물의 대사 활동과 생장 속도에 변화를 줍니다. 이런 변화가 식물을 돕는 능력을 더 키워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공생의 고리를 약하게 만들 위험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갯벌 생태계의 새로운 모습과 향후 활용 방안이 궁금합니다.

A. 이번 연구를 통해 갯벌이 미생물까지 촘촘하게 얽힌 정교한 상호작용 시스템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특정 염생식물 곁에 비슷한 기능을 가진 미생물들이 모여드는 현상은 환경에 적응하며 굳어진 하나의 ‘생태적 패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들이 식물과 소통하며 갯벌 전체의 질서를 묵묵히 지탱해온 셈이죠. 이러한 발견은 실질적인 활용으로도 이어집니다. 소금기에 강한 미생물로 염해 농경지를 되살리거나 간척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생태 복원 시에도 식물과 궁합이 맞는 미생물을 함께 투입해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기능성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도 무궁무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