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4 2025 WINTER

국립생물자원관

국내 최초로 확인된 호르몬 기반 짝짓기,
수생태계 보전에 활용 기대

국립생물자원관은 수컷 송사리가 성호르몬(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은 암컷을 단번에 구별해 짝짓기하는 현상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24년부터 생물종 보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은 생물의 행동 특성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진은 수컷과 암컷 송사리를 칸막이 수조에 넣어 짝짓기 행동 특성을 밝히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물이 통하고 개체를 식별할 수 없는 조건에서는 수컷이 성호르몬 수치가 높은 암컷을 20초 만에 찾아내 구애 행동을 보였으나 물이 차단되면 이러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어류는 수컷의 화려한 발색이나 구애춤 등 시각적 신호에 이끌려 짝을 선택하며 메기나 칠성장어처럼 어두운 환경에 적응해 시력이 퇴화한 일부 어류만이 호르몬에 반응해 짝을 선택한다. 그러나 눈이 크고 시력이 좋은 송사리가 호르몬에 반응해 짝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 현상으로 이번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을 통해 송사리가 짝짓기 과정에서 호르몬을 중요한 ‘신호’로 인식하며 이에 따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호르몬 유사 물질에도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멸종위기 또는 외래종의 관리를 위해 어류의 다양한 신호 전달 방식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실험에 사용된 자생 송사리
산란기에는 수컷 뒷지느러미의 까만 반점이 진해진다

자생생물 소재 국유특허 이용해 개발한
세안제 화장품 출시

국립생물자원관이 방동사니속(Cyperus) 식물에서 항염과 피부미백 효능을 확인한 연구 성과가 기업으로 이전되어 지난 9월 세안제 화장품으로 개발됐다. 방동사니속 식물은 우리 주변 도로변이나 보행자도로의 틈에서 흔히 발견되는 식물로 강한 생명력으로 흙이 거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쉽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 잡초로만 여겨져 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자생생물 유용성 검증 연구를 통해 방동사니속 추출물이 피부 염증의 주요 원인인 산화질소(NO) 생성을 최대 90% 줄이고, 피부색을 어둡게 하는 멜라닌 색소 생성을 65% 이상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방동사니속 식물 추출물이 피부 염증 완화와 미백 화장품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2022년 11월 국유특허로 등록되었으며 화장품 전문기업 ㈜풀코스가 2023년 5월 기술을 이전 받아 방동사니 속 추출물을 함유한 세안제 화장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9월에 정식 출시되었으며 9월 20일부터 10월 19일까지 제천한방엑스포공원(충북 제천시 소재)에서 열린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와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킨텍스(고양시 일산서구 소재)에서 진행된 ‘메가쇼 2025’에서도 선보였다. 국립생활자원관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자생생물의 가치를 밝혀 산업과 연결할 계획이다.






‘푸른방동사니와 금방동사니’ 추출물 함유 파우더형 세안제 화장품

VOL. 14 2025 WINTER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야생동물 조류인플루엔자 관계기관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실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9월 18일부터 이틀간 ‘2025년 야생동물 조류인플루엔자(AI) 관계기관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 겨울(2024~2025년) 국내 야생조류에서 총 43건이 발생하여 전년 같은 기간 19건 대비 약 2.3배 증가하는 등 매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야생 포유류인 삵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을 포함한 포유동물로 전파 가능성이 있어 야생동물에서의 선제적 예찰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교육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축), 질병관리청(사람), 행정안전부 및 지자체 등 관계기관 담당자들의 질병에 대한 이해와 대응 역량을 높이고자 마련됐다. 교육은 총 2부로 구성됐으며, 제1부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및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서 △동절기 야생조류 정책 방향 및 예찰계획, △야생포유류 조사 및 대응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제2부와 이튿날에는 외부 전문가 강연으로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하여 △해외 발생 대응, △인체감염 예방·관리, △야생조류 분변 예찰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이번 교육을 기반으로 올겨울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야생동물 폐사체 신고 및 업무 절차안내 홍보물

야생동물질병 대응 국제 역량 높이다
국제 학술토론회 개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야생동물 질병 대응체계 고도화와 국제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1월 27일부터 이틀간 켄싱턴리조트(제주 서귀포 소재)에서 ‘야생동물질병 국제 학술토론회(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야생동물, 사람, 가축 간 질병 전파를 차단하고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 토론회로 국내 전문가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일본의 전문가들도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르반판(Le Van Phan) 베트남 국립 농업대 교수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베트남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및 진드기 매개 바이러스 등의 현황과 대응 체계에 대해 발표했다. 시모다 히로시(Shimoda Hiroshi) 야마구치 대학 교수 등 일본측 전문가 3명은 △다양한 야생동물에서의 바이러스 검출 연구, △일본에서의 돼지열병(CSF) 발생 현황 및 미끼백신 효과 분석 △진드기 매개 바이러스가 진드기 개체군에 미치는 영향분석 등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또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지원하는 야생동물질병 특성화대학원(강원대, 서울대, 전북대, 충북대)에 참여 중인 대학원생들의 연구 성과도 소개되어 전문가 양성과 연구 기반 확충의 장이 되었다. 이번 국제 학술토론회는 아시아 지역의 야생동물질병 전문가들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며 국가 방역 역량 향상과 국제 공동대응 체계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국제 학술토론회 모습

VOL. 14 2025 WINTER

국립생태원

내륙습지 버드나무류 중심
탄소흡수계수 개발

국립생태원은 올해 내륙습지의 탄소 흡수량 산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버드나무류 중심의 탄소 흡수 계수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왕버들’의 탄소 흡수 계수를 개발해 신규 계수로 신청했다. 올해는 ‘선버들(Salix triandra subsp. nipponica) ’로 연구 대상을 확대해 아직 미산정 상태인 수변림의 탄소 흡수량 산정 체계 마련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탄소흡수연구팀은 현장 조사와 분석을 통해 선버들의 탄소 흡수 능력을 정량화하고 그 결과를 국가 고유 계수 등록에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조사는 남한강(여주), 금강(부여), 영산강(나주), 남강(산청), 낙동강(달성) 등 5개 지점에서 현장 측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로 내륙 습지의 실제 탄소 흡수량을 수치로 제시하고,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정밀도를 높이겠다”며 “‘미래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습지 보전·복원 정책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의령군 남강 대 수변림
창녕군 계성천 일대 수변림

한국조폐공사와 협력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기념메달 8종 출시

국립생태원은 지난 9월 한국조폐공사와 협력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기념메달 8종’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기념 메달 8종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 자연적, 인위적 위협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국내 야생생물들을 기념하고,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제작됐다. 이 메달은 ‘Live Together’라는 문구와 함께 서번트 증후군 아티스트그룹이 디자인했으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념메달은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282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 국민에게 친근한 8종을 소재로 제작했다. 구렁이, 나팔고둥, 남생이, 산양, 소똥구리, 올빼미, 표범장지뱀, 하늘다람쥐 등이다. 기념메달은 순금(Au999.9) 1g과 순은(Ag999.9) 5g의 카드형으로 국내 유일의 KRX금시장 품질인증기관인 한국조폐공사가 순도를 보증하며, 한국조폐공사 쇼핑몰(www.koreamint.com)과 화폐제품 판매관, Hmall, 더현대닷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SSG닷컴, 풍산화동양행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국조폐공사와 국립생태원
서번트 증후군 아티스트와 협업한 국가보호종 기념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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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과일 곰팡이병 억제 효능 갖춘
항균물질 발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안양천 등 우리나라 담수 환경에서 ‘과일 곰팡이병(과수 탄저병)’의 억제 효능을 지닌 담수미생물 균주와 신규 항균물질을 찾았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21년부터 ‘담수균류 유래 바이오 작물보호제용 원천소재 발굴’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유용 담수균류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한 작물보호제 개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수 탄저병균(Colletotrichum sp.)에 대해 항균 효과를 나타내는 균주 2종 아스퍼질러스 플로코수스(Aspergillus floccosus),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니퍼루스(Streptomyces caniferus)을 발견했다. 두 균주는 과수 탄저병균의 균사생장을 70% 이상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동일한 균주를 고추의 모종에 처리했을 때 줄기의 길이와 굵기가 약 30% 증가하는 등 생육이 뚜렷하게 향상되는 결과가 확인되어 식물생장 촉진능력도 입증되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에 특허 출원하였으며, 2019년 3월에 같은 안양천에서 발견한 에드니아(Edenia sp.) 균주에서도 과수 탄저병 병원균에 대한 항균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에드니아 균주가 생산하는 새로운 구조의 펩타이드계 항균물질 2가지를 발견했고, 현재 이를 활용한 과수 탄저병 방제용 친환경 작물보호제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담수미생물의 과수탄저병에 대한 항균효과

유전자변형 없는 미생물로
저당 감미료 ‘알룰로스’ 생산 기반 마련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유전자변형 없이 과당을 저당 감미료인 알룰로오스로 전환할 수 있는 미생물 균주 발굴에 성공했다고 지난 8월 밝혔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알룰로스를 효율적으로 생산하지 못해 현재 식품 업계에서는 알룰로스 생산 능력을 향상시킨 유전자변형(GMO) 균주를 활용한 생산 기술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변형(GMO) 완전표시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비유전자변형(Non-GMO) 균주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보유하고 있는 미생물 자원을 활용해 알룰로스 생산 능력을 가진 균주 5종을 선별하고 이들로부터 유래한 알룰로스 합성 효소의 정제 및 기능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박테리움 아라비노갈락타놀리티쿰(Microbacterium arabinogalactanolyticum) 종의 미생물에 대한 특허와 마이크로박테리움 파라옥시단스(M. paraoxydans) 종의 미생물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진은 이들 균주에서 유래한 효소가 기존에 알려진 효소에 비해 섭씨 7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활성률이 높고 알룰로스 전환율 또한 우수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변형 없는 천연 미생물을 활용해 알룰로스 생산 기술 개발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향후 국내 대체당 소재의 세계 시장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박테리움
아라비노갈락타놀리티쿰
마이크로박테리움
파라옥시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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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대한민국 땅 3.5%의 기적,
우리나라 섬에 자생생물 36% 기록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섬 지역 자생생물 조사·확보·발굴 연구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섬에 서식하는 자생생물 목록 총 22,084종을 확인했다. 도서생물자원연구실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섬 지역 생물 종목록’ 구축을 통해 19,237종을 확인했으며 올해 자생생물 조사·확보·발굴 연구를 통해 2,847종을 추가로 밝혀내며 총 22,084종의 섬 자생생물을 기록했다. 현재 우리나라 섬 면적은 3,547㎢로 국토의 약 3.5%에 불과하지만, 이 공간에 서식하는 생물은 지금까지 밝혀진 자생생물 61,230종 중 36%를 차지해, 섬이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핵심 연구 대상지임을 보여준다. 주요 서식 생물로는 곤충류 6,683종, 세균류 3,273종, 관속식물 3,006종, 무척추동물(곤충 제외) 2,501종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섬과 연안에서만 서식하는 ‘닻무늬길앞잡이’를 포함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48종, 가거도에 자생하는 ‘가거개별꽃’을 포함한 우리나라 고유종 486종,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검은큰따개비’를 포함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92종 등 생물다양성 보전 가치가 높은 종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섬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우리나라 섬 생물다양성’ 정보 그림을 제작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누리집(www.hnibr.re.kr)을 통해 공개 중이며, 포스터 형태로도 제작·배포했다.





우리나라 섬 생물다양성 정보 그림 포스터

생물다양성의 의미를 체험하는 특별전
「기후위기, 그린희망」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마련한 특별전 「기후위기, 그린희망」은 기후위기 시대에 멸종위기 생물과 교감하며 생물다양성의 의미를 체험하는 참여형 전시다. 전시장에는 목포제일여고, 함평학다리고, 해남공고 특수학급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이 전시됐다. AI 모션 기술이 더해진 작품 속 생물들은 살아 움직이듯 표현돼 관람객의 감각을 자극했다. 9월 18일 열린 개막식에는 작품을 만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샌드아트를 감상했다. ‘나의 상상이 전시가 되는 순간’을 경험한 학생들은 전시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전시는 9월 부산 벡스코 「2025 탄소중립 EXPO」에서 첫 선을 보이며 1,954명의 관람객을 맞았다. 관람객들은 “기후변화가 이렇게 피부에 와닿을 줄 몰랐다”며 깊은 인상을 전했다. 이후 전시는 전남 담양 국립정원문화원(2025.10.14.~2025.10.31.)과 전남 장성 전라남도 교육청 자연탐구원(2025.11.1.~2026.1.31.)으로 이어졌다. 2026년에는 전국 순회 전시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린(Green)’은 자연과 환경, ‘희망(Hope)’은 우리의 실천을 뜻한다.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은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특별한 감각이자 미래 세대를 향한 메시지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기후위기, 그린희망」 개막식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