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생태 여행

밤사이 나뭇잎에 맺힌 이슬을 가장 먼저 마중하는 푸른 새벽의 숲, 울창한 나무 사이로 비치는 해를 따라 비스듬히 자란 나무, 한 계절이 가고 또 다른 계절이 오는 찰나가 그려내는 그라데이션은 모두 자연의 솜씨다.
생태 여행은 자연의 솜씨를 오롯이 느끼며,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이다. 환경부는 생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생태 및 문화자원을 효율적으로 탐방할 수 있도록, 전국 44곳에 도보 중심의 ‘생태탐방로’를 마련했다. 어느 계절에 떠나느냐에 따라, 함께 걷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으니, 선택의 즐거움도 다양하다.
환경부는 숙박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생태관광지역에 환경친화적 에코촌을 조성하고,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도 보호지역의 생태 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국가생태탐방로, 생태학습장 등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문 교육을 수료한 ‘자연환경해설사’도 양성하고 있으니, 자연환경해설사와 생태탐방로를 함께 걸으며 자연을 더 깊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도 추천한다.
  • ▲ 나각산 전망대
  • ▲ 하늘다리의 밤 풍경

상주 낙동강 생태문화 탐방로

낙동강의 이름은 상주의 옛 지명인 ‘낙양’에서 유래되었다. 낙양의 동쪽을 흐르는 강이라는 뜻이다. 상주 낙동강 생태문화 탐방로는 상주의 동쪽, ‘낙동면’을 수놓은 아름다운 길이다. 낙동면 풍산 류씨 우천파 종택인 수암종택을 시작으로 나각산 등산로와 낙동강 강길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다. 산과 강, 그 사이로 옛 기억을 품은 채 자리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나각산이다.
나각산은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산은 아니지만, 가까이 두고 오래 사귄 벗처럼 산을 찾는 이들을 공평하게 품어주는 넉넉한 산이다. 240.2 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조망을 갖고 있고, 코스는 짧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펼쳐지는 풍경은 다채롭다.
나각산은 경사가 완만하고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천천히 자연 속을 걷다 보면,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는 절대 발견할 수 없는 사소한 풍경들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만날 수 있다. 두 발로 걷는 이들에게만 허락된 자연의 선물이다. 그렇게 자연이 주는 넉넉한 아름다움에 취해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정상. 상주 낙동면 일대와 산과 들판을 휘감으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나무 아래서 그림 같은 풍경을 벗 삼아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정상을 뒤로하고 옛길로 접어들면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장승과 솟대가 길동무가 되어주고, 낙단보로 가는 길에는 잘 가꿔진 수변공원이 걸음을 재촉한다. 인자한 미소로 오가는 이들을 마중하는 마애불과 한우집이 모여 있는 ‘낙동강변 먹거리촌’까지 길 위의 즐거움은 다채롭다.
경천섬을 품고 있는 상주 낙동강 풍경

상주 낙동강 생태문화 탐방로의 포인트

나산각 전망대 나각산 정상의 전망대는 아름다운 조망으로 유명하다. 전망대에 서면 산과 들판을 휘감으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시원하게 뻗은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나각산 정상임을 알리는 ‘정상석’ 앞에서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 삼아 사진 한 장 남기는 것도 좋겠다.
하늘다리 나각산 하늘다리는 정상부에 설치된 출렁다리다. 길이 30m 길지 않은 소박한 다리지만, 사방이 트여 있어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절경은 일품이다. 두 암반 사이에 설치되어 있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하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출렁이는 다리처럼, 눈앞에 펼쳐진 절경에 마음도 출렁인다.
마고할멈굴 마고할멈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태초 신화에서 어머니의 신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마고할멈 형상 앞에서 절을 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가 예로부터 전해져 왔다. 나각산 하늘다리에서 조금 내려오면 바위 굴이 하나 있는데, 그 안에 마고할멈 형상이 놓여있다. 꼭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소원이 아니더라도 마음속에 품은 소원 하나 빌어보는 건 어떨까.

낙동강을 이루는 작은 하천에서 살아요

낙동강의 길이는 506.17km, 유역 면적도 2만 3384.21㎢에 이른다. 강원 태백 함백산에서 발원하여 강원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부산광역시 등 3개 도와 3개 광역시를 아울러 흐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이다. 우리 국토 전역에 걸쳐 흐르는 만큼, 지역에 따라 서식하는 생물도 다양하다.
상주 시내 주요 하천인 북천, 이안천, 상주보에는 플라나리아, 두갈래하루살이 등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100여 종과 마름, 연 등 수변·수생식물 17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 봄이면 왕버들이 군락을 이루어 피어나고, 여름이면 붉은병꽃나무와 흰색 꽃이 아름다운 고추나무가 하천을 다양한 빛깔로 수놓는다. 단풍나무와 1m까지 자라는 국화과 식물인 미국가막사리도 사이좋게 상주의 가을을 물들인다.
인디언 추장을 닮은 노랑턱멧새, 산림이 가까운 하천에 무리 지어 시끄럽게 노래하는 물까치, 하천 주변 민가 지붕이나 전깃줄에서 자주 관찰되는 여름 철새 알락할미새, 과수원 주변에서 특히 많이 관찰되는 직박구리도 낙동강 유역 하천에서 만날 수 있는 생물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흰목물떼새도 이안천 하류에서 번식을 했다고 한다.
  • ▲ 고추나무
  • ▲ 무당개구리
  • ▲ 노랑턱맷새
청개구리, 무당개구리,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옴개구리 등 다양한 종류의 개구리가 낙동강의 봄을 알리면 살모사 누룩뱀, 유혈목이, 무자치 등의 뱀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이들 파충류는 대게 4월에서 10월까지 활동한 후 동면한다.
유속이 세지 않고 물이 깨끗한 상주의 하천에는 다양한 물고기들도 서식 중이다. 우리나라 하천 전역에서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인 쉬리, 꺽지, 동사리, 돌마자는 물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낙동강에만 서식하는 어류도 있는데, 바로 수수미꾸리이다. 수수미꾸리는 논 혹은 농수로 등의 진흙이 깔린 곳이나 물이 맑은 하천 상류에서 서식한다. 다슬기, 왕우렁이, 여울벌레류와 부채하루살이, 민하루살이, 두점하루살이, 네점하루살이, 강하루살이 등 생김새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하루살이 등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도 낙동강을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다.
상주는 예로부터 물이 풍부한 고장이었다. 상주에 사람들이 자리 잡고 삶의 터전을 꾸린 데는 물의 역할이 컸을 터. 상주를 지나는 낙동강 그리고 낙동강을 이루는 작은 하천들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동시에, 다양한 생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부터 제법 큰 물고기와 동·식물들이 흐르는 하천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함께 살고 있다.

낙동강에서 살고 있는 생물들 소식은 여기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서는 실제 살아 있는 듯한 동물, 조류, 어류 표본과 흥미로운 체험형 전시를 경험할 수 있는 생물누리관과 낙동강 주변의 다양한 생물군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사계절 푸른 식물과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온실과 계절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야외 식물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위치 경상북도 상주시 도남2길 137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운영시간 09:30~17:30
주차장 관람객 주차장 129대 완비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소인 2,000원, 상주시민 50% 할인, 교육프로그램 예약 시 무료 입장
기타시설 식당, 수유실, 의무실, 물품보관함, 카페, 편의점, 기념품점, 유모차 및 휠체어 대여
문의 www.nnibr.re.kr, 054-530-0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