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자연을 간직한 최후의 보루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남동쪽에 있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587,041㎢의 넓은 면적을 자랑하지만, 가장 가까운 대륙국 모잠비크(Mozambique)와 약 400㎞ 떨어져 있을 만큼 인도양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다. 독일의 지구물리학자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Wegener)의 주장에 따르면 지구 중심부 열의 대류로 인해 대륙들이 오랜 세월 동안 서서히 이동했으며, 아프리카 대륙과 마다가스카르는 약 1억 8천만 년 전에 분리됐다. 한반도의 2.7배에 달하는 거대한 땅이 인도양에 둘러싸인 채 홀로 떨어지자, 그곳엔 다른 대륙과는 전혀 다른 자연환경이 조성됐다. 섬이 워낙 크다 보니 열대기후·온대기후·건조기후가 모두 나타났는데, 이 또한 마다가스카르의 생태계와 식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됐다.

587,041㎢

마다가스카르 면적
마다가스카르

11,200여 종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는 고유 식물
전 세계 8종 중 6종의 바오바브나무 서식
생물다양성 핫스팟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한 지역에 1,500종 이상의 고유 식물이 존재해야 한다. 마다가스카르에는 2014년 기준 11,200여 종의 고유 식물이 자라고 있어 그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마다가스카르를 대표하는 식물인 바오바브나무는 전 세계 8종이 존재하는데, 그중 6종이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이다. 아울러 이곳에서 발견된 포유류 211종 중 95%, 457종의 파충류 중 96%, 309종의 양서류 중 99%가 오직 마다가스카르에서만 서식한다.
덕분에 <태고의 자연과 신비를 간직한 지구 최후의 보루>라는 애칭이 붙었다.
이렇듯 마다가스카르는 보존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지만, 자연은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 낮은 전기 보급률과 빈곤으로 인한 벌목, 과도한 경작 등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토양 침식, 사막화, 지표수 오염, 고유종 급감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안고 있어 생태계 보호를 위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마다가스카르를 덮친 거대한 그림자, 기후변화

최근 전 세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급격한 기후변화가 마다가스카르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곳의 우기에 해당하는 12~3월 사이에는 주기적으로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이 찾아와 상당한 피해를 일으키는데, 갈수록 그 위력이 강해지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1911년 관측 이래 나무가 뿌리째 뽑힐 만큼 강력한 위력을 지닌 4등급 이상의 사이클론이 총 12차례 상륙했는데, 이 중 2/3가 2000년 이후에 발생했다. 2022년 2월에도 최대 시속 235㎞에 이르는 사이클론 바치라이(Batsirai)가 발생해 동부 해안이 초토화되었고, 이재민도 5만여 명 발생했다. 기후변화를 그대로 방치하면 더욱 큰 재난이 마다가스카르를 덮칠 것이며, 이곳의 동·식물들도 점점 살아남기 힘들어질 것이다.
한편, 지구온난화와 숲 감소로 인해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영장류가 땅으로 내려와 보내는 시간이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샌디에이고동물원 야생동물연맹(San Diego Zoo Wildlife Alliance)의 티머시 에플리(Timothy Eppley) 박사 연구팀은 전 세계 124개 기관과 함께 마다가스카르 20곳 등 총 68개 지역에 서식하는 원숭이 47종(여우원숭이 15종 포함)을 대상으로 지상에 머무는 시간을 기록했다. 그 결과 다른 지역에 비해 기온이 높고 식물 면적이 좁은 숲에 사는 원숭이들은 지상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가 원숭이를 포함한 동·식물의 생존에 불리한 삶의 방식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생물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생명이 살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결국 인간도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가 더욱 적극적으로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 ▲ 알락꼬리여우원숭이

  • ▲ 포사

  • ▲ 마다가스카르방사상거북

마다가스카르의 대표적 멸종위기 생물

알락꼬리여우원숭이 꼬리에 호랑이와 같은 검은색과 흰색 무늬가 있어 호랑꼬리여우원숭이라고도 불린다. 몸길이와 몸무게는 각각 평균 50㎝, 3㎏이다. 여러 마리가 무리를 이뤄 생활하며 나뭇잎, 수액, 열매 등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고 때때로 곤충을 잡아먹기도 한다. 보통 나뭇가지 사이로 점프를 하며 이동하지만, 땅에 내려오면 옆으로 뛰어다니는 습성이 있다. 임신기간은 60~160일이며 한배에 새끼 한 마리를 낳는다.
포사 평지부터 해발 2,600m인 낙엽수림과 열대우림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마다가스카르 고유종으로, 대개 산림 지대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 몸길이와 몸무게가 65~80㎝, 5~10㎏이며 특이하게 꼬리 길이가 70~90㎝로 매우 길다. 포사는 나무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나무를 탈 때 긴 꼬리로 균형을 잡는다. 크고 작은 동물을 두루 잡아먹으며, 무덥거나 추울 때는 활동하지 않고 주로 밤에 움직인다.
마다가스카르방사상거북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북으로 손꼽히는 종이다. 높이 솟은 돔 형태의 갈색 등갑과 노란색 방사상 무늬가 특징이다. 평균 수명은 40~50년이다. 마다가스카르 동부 및 남서부의 산림 지대와 건조 지역에 서식하는 육지 거북으로 풀, 과일, 다육 식물, 선인장 등을 먹는다.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급감한 데다가 아름다운 등갑으로 인해 애완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