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질병 대응팀에서 활동 중이에요.
반갑습니다! 국립야생질병관리원 질병대응팀 지성인 주무관입니다. 2021년 입사 후부터 쭉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 관련 업무를 도맡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충북과 경북 내 야생 멧돼지 개체 수 저감을 위한 특별 포획단 운영 사업’, 수렵인을 대상으로 한 순회 교육, 포획 허가 요청, 실적 정리, 열화상 드론 투입 지역 선정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폐사체 탐지견 운영 및 육성, 폐사체 예측도 제작 등 다양한 대책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ASF는 무엇인가요?
ASF는 돼지과 동물들이 걸리는 치명적인 출혈성 질병이에요.
ASF에 걸린 돼지들은 귀, 복부, 다리 등에 충혈 또는 출혈 등 피부 발적 현상을 보이는데요.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이 100%에 달해요.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된 무서운 바이러스죠. ASF는 공식적으로 1920년대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생해 유럽, 아시아, 남미 등 76개국으로 확산됐어요(’23.7월 기준). 한국에서는 2019년 10월 처음 발생한 후로 강원, 경기, 충북, 경북 지역에 사는 야생 멧돼지 약 3,200여 마리가 양성으로 판단됐죠.
ASF 발생 시 어떤 과정으로 현장에 출동하시나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ASF 확산 징후를 조기에 감시하기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야생 멧돼지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만약 전수 검사 중 신규 지역 또는 특이 지역에서 ASF가 발생하면 역학조사팀이 출동해 유입 경로 및 환경 오염 등을 분석해요. 이외에도 신고 지점 주변 멧돼지 흔적을 조사하고 환경 시료를 채취해 추가 확산 위험도 확인해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서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현장 출동한다고 들었어요.
저희는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보유 중인 전문기관과 협업해 ASF 야생 멧돼지를 포획하고 있어요. 수색 역시 과학적으로 하고 있고요. 먼저 고성능 열화상 카메라와 야생동물 놀람 방지 기술이 탑재된 드론을 결합해 산에 있는 야생 멧돼지를 정확히 관찰해요. 국립공원과 같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는 무선 통신 장비와 포획장을 결합해 실시간 원격으로 포획하기도 하고요. 지도가 필요할 때는 ASF 빅데이터, 지리, 기후, 생태 정보를 결합해 질병 확산과 폐사체 발견 확률이 높은 지점을 예측하는 지도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뛰어난 후각과 활동력을 갖춘 탐지견을 활용해 폐사체를 수색하기도 해요.
포획한 ASF 야생멧돼지 폐사체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진단하고, 어떻게 처리되나요?
포획된 폐사체는 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에서 전처리를 통해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하고, 생물안전 2등급 실험실에서 유전자를 추출해요. 이후 qPCR을 통해 ASFV 유전자를 검출하고, conventional PCR을 추가로 진행해 최종 ASF 양성을 확진하죠. 모든 진단이 끝난 폐사체는 지자체에서 완전히 소각하거나 파쇄한 후 열처리 및 압착 과정을 거칩니다. 이를 통해 나온 최종 부산물은 폐기처분하거나 퇴비처리를 하게 됩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서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ASF 진단을 마치고, 진단 결과를 지자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야생동물질병관리시스템(wadis.go.kr)에 입력해 공유하고 있어요.
ASF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다 보니 그 위험성이 잘 느껴지지 않아요.
ASF는 사람에게 감염되는 질병이 아니죠. 그러나 양돈 농장에 질병이 퍼지면 수많은 가축을 살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 발생해요. 이미 현재까지 수많은 야생 멧돼지가 질병에 걸려 죽거나 포획됐는데요. 이렇게 개체 수가 갑자기 줄어들면 생태계 불균형도 심해질 거예요. 그 이후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고요.
야생 멧돼지를 ASF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질병에 걸린 멧돼지 즉 오염원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에요. ASF에 감염된 사체가 장시간 방치되면 전파될 가능성이 커지니까 산에서 멧돼지 폐사체를 발견하면 꼭 지자체 환경과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폐사체를 발견했다면, 폐사체의 분비물, 혈액 등 오염 물질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사체를 임의로 이동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고요. 하산 후에는 발판 소독조를 이용해 꼭 신발과 의복을 소독하고 최소 일주일은 양돈 농가를 방문하지 않아야 합니다. 앞으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야생 멧돼지를 ASF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거예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꼭 앞서 말씀드린 행동 수칙에 대해 기억해 주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