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을 품은 천혜의 자연

캅카스는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 러시아 서부, 터키 북동부, 이란 북부를 아우르는 58,000㎡ 규모의 생물다양성 핫스팟이다. 문화적으로 서아시아와 동유럽을 잇는 문명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는데, 캅카스 중심에는 마치 두 문화권을 구분 짓기라도 하듯 서쪽으로 피레네산맥, 동쪽으로 우랄산맥과 이어지는 최고봉 5,633m의 거대한 캅카스산맥이 동서로 가로지른다. 아울러 흑해와 카스피해가 캅카스산맥 좌우로 포진돼 있다.
이렇듯 독특한 지형으로 이뤄져 있다 보니, 캅카스 내에는 여러 모양의 자연환경과 다채로운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캅카스산맥 북쪽에는 드넓은 북캅카스 평야가 펼쳐져 있으며, 온난한 기후가 형성돼 있어 농업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캅카스 서부 지역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유럽에서 가장 넓은 산악지대로, 동굴이 많은 카르스트 석회암 단층지괴, 60여 개의 빙하 잔존물과 빙퇴석, 고산대 및 아고산대 초원, 볼샤야라바강과 벨라야강, 흑해와 맞닿은 해안 지역 등이 두루 분포돼 있다. 유네스코(UNESCO)는 이 지역의 높은 생태학적 가치를 인정, 1999년 캅카스 서부 지역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캅카스산맥의 서남쪽 지역은 흑해와 높은 고도의 영향으로 연평균 강수량이 2,000mm를 상회하지만,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카스피해 연안 남동부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150mm 내외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국립생물자원관, 조지아와 생물다양성 업무 협력 추진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6월 30일부터 3박 6일 일정으로 생물다양성 공동 연구 추진 및 지속적 협력을 위한 업무 협의를 위해 조지아를 방문했다. 이번 출장에서는 바쿠리아니 지역 공동 조사, 일리야대학교와의 공동연구 협의 및 정보 공유 워크숍, 조지아 환경 보호·농업부 방문 등의 일정이 진행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를 통해 조지아와의 지속적인 공동 연구 발판을 마련했으며, 앞으로 조지아 약용 식물 등 유용 생물 자원의 확보와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국립생물자원관은 지구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2007년부터 현재까지 ‘해외 생물다양성 공동 조사 및 협력 체계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15개 국가와 공동 조사 및 연구를 통해 해외 생물종 16,000여 종을 발굴·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소중히 보존해야 할 캅카스의 원형

캅카스는 생물이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길목에 자리하며, 캅카스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 다수 분포한다. 캅카스는 고도에 따라 초원, 침엽수림, 관목 지대 등 다양한 식생이 나타나며, 이곳에 분포하는 6,400여 종의 식물 중 약 25%가 고유종으로 알려져 있다.
캅카스는 매년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오가는 주요 통로이기도 하다. 많은 철새들이 흑해 동쪽 해안과 카스피해 서해안을 따라 움직이며 먹이를 찾고 번식한다. 험준한 캅카스산맥 기슭에는 맹금류 번식지도 형성돼 있다. 즉, 캅카스에 사는 조류 고유종은 2종에 불과하지만, 캅카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새의 안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육상동물들도 매우 다양하다. 152종의 포유류와 87종의 파충류, 130여 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중 32종의 포유류와 21종의 파충류, 12종의 어류가 고유종으로 분류된다. 안타까운 점은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한 캅카스 지역의 단 12%만이 인간의 손을 타지 않았다는 점이다. 캅카스 곳곳에서 불법적인 벌목과 목재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가축을 키우는 사람들의 과도한 방목으로 목초지의 1/3 이상이 파괴됐다. 희귀종 밀렵과 불법 야생동물 거래, 캐비어 수급을 위한 철갑상어 남획 등도 캅카스의 생태계 파괴의 주요 원인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당사국들의 협력과 국제사회의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면 캅카스의 원형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캅카스

58,000

캅카스 면적

6,400 여 종

캅카스에 서식하는 식물

152

포유류

87

파충류

130

어류

캅카스의 대표적 멸종 위기 생물

웨스트코카시안염소(Capra caucasica)
해발고도 800~4,000m인 캅카스산맥 서부 지역의 아고산대 및 고산지대 목초지, 불모지, 산림 등에 서식하는 캅카스 고유종이다. 계절에 따라 이주하는 습성이 있어 산을 오르내리며 최대 2,000km를 이동한다. 여름털은 적갈색, 겨울털은 회갈색이며 다리는 절벽 지대에 걸맞게 짧고 튼튼하다. 100가지 이상의 다양한 풀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카스피해물범(Pusa caspica)
카스피해에 서식하는 몸길이 150cm, 몸무게 85kg 내외의 물범으로, 등 부위는 노르스름하면서도 짙은 회색이며 배 쪽은 밝은 회색이다. 등, 옆구리, 배에 밝은 반점이 있다. 번식을 많이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컷은 따로 보금자리를 만들지 않고 얼음 위에서 새끼를 낳는다. 갓 태어난 새끼는 흰색이다.
눈표범(Panthera uncia)
회색표범 또는 설표라고도 부른다. 몸길이 1.2m, 어깨높이 60cm, 꼬리 길이 90cm 내외이며, 표범보다 몸이 작고 상대적으로 굵고 긴 꼬리를 갖고 있다. 여름에는 해발고도 3,000~4,000m의 초원이나 암석 지대에 살며, 겨울에는 먹이를 찾아 해발 2,000m 산림지대까지 내려온다. 행동이 빠르고 도약력이 뛰어나며, 단독 생활을 한다.
유럽들소(Bison bonasus)
유라시아들소라고도 불린다. 아메리카들소 대비 몸집이 작고, 털이 적으며, 뿔이 길고, 후반신이 발달됐다. 금빛이 도는 갈색과 어두운 갈색을 띠는 털을 갖고 있으며, 삼림지대에 30마리 정도가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예전에는 유럽 전 지역에 분포했지만 남획으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했으며, 최근에는 폴란드 일부 지역과 캅카스 서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게 됐다.
참고 자료 1. CEPF(Critical Ecosystem Partnership Fund) 생태계 프로필
2.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홈페이지
3. 두산백과 두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