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교육을 위해 오랜기간 노력해 오셨습니다.
저는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교육과 교육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09년 1월 입사 이래 생물자원관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 콘텐츠의 기획, 개발, 운영 관련 업무를 수행 중입니다. 농업교육학과 조경학을 전공한 후 환경교육 연구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현재 생물다양성교육 분야에서 전공을 십분 발휘하여 전 연령의 생물다양성 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진행 중인 생물다양성 교육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녹색융합기술 인재양성, 준전문가 역량강화, 진로체험/미래 전문가 양성, 생물다양성 이해 네 가지 체계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생물다양성 이해(생물다양성 주류화를 위한 열린 교육)와 진로체험/미래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녹색융합기술 인재양성 분야 중 미개척생물분류군 전문 인력 양성사업을 대학 혹은 기관에 위탁하는 업무도 겸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원관 교육 프로그램이 생물다양성 이해 부분에 치중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팀 내에 전문 연구원들이 모여 각 분야마다 다양하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교육이 왜 중요한가요?
우리 인간은 생물다양성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에 있습니다.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의약품, 화장품, 재생에너지, 첨단 바이오 기술까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생물다양성과 연결되어 있어요. 유네스코에서 발간한 「Learn for our planet(2021)」에 따르면, 글로벌 서베이 응답자의 67%가 전지구적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가 가장 큰 문제이며, 이를 해결할 가장 중요한 열쇠로 ‘생물다양성 교육’을 꼽았다고 합니다. 생물다양성의 소중함과 보전의 중요성은 이제 국제적・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가치입니다.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생물다양성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생물다양성 교육은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되나요?
‘교육’이라는 본질은 다른 교육 프로그램과 동일합니다. 교육 대상자나 이해관계자의 수요를 분석한 뒤 교육 목표를 세우고 교육 내용을 선정합니다. 이후 내용을 세부적으로 설계하면서 투입할 자원을 확보합니다. 이 과정을 마친 뒤 참가자를 모집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운영 후에는 더 나은 방향의 개발을 위해 평가와 개선과정을 거칩니다. 때로는 경험 많고 노련한 팀 구성원들의 직관적인 아이디어가 빠르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및 감독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셨나요?
2014년에 중・고등학생을 위한 ‘미래 생물다양성 지킴이를 위한 워크북’을 만들었습니다. 생물의 분류, 생물의 종분화와 변이, 한반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의 다양한 내용을 담아서 펴낸 책이었는데, 해당 책의 내용 중 상당부분이 중학교 과학 교과서 ‘생물의 다양성’ 단원 집필에 참고자료로 들어갔습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보고 배우는 교과서에 저희가 만든 내용이 반영되었다는 사실은 생물다양성 교육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일원으로서 뿌듯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또, EBS 방송 교육뉴스 프로그램에 자원관 교육이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자원관 교육에 참여했던 10살 학생이 자원관 교육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식물을 만나보고 싶다고 인터뷰를 했어요. 저희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이 주변 생물에 더 관심을 갖고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면 좋겠다는 바램이 평소에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 자원관 교육이 목표한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어요.
국내의 생물다양성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생물다양성 교육은 모든 생물이 존재의 이유가 있음을 알려주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동안에도 우리 가까이에 많은 생물이 함께하고 있고, 우리는 그 생물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교육인거죠. 교육 후에도 그 생물들에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교육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생물다양성 자체에 대한 교육 뿐 아니라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기후변화, 문화, 국제관계 등 다양한 영역과의 융합 교육도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물다양성 교육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도록 당부의 말씀을 전해주세요.
우리나라에는 약 10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2년 말까지 약 5만 8천 종의 생물을 밝혀낸 것으로 보아 이제 겨우 절반을 넘긴 셈이죠. 함께 사는 생물들에 대해 미처 다 알지 못하고 있는 지금도 이 생물들은 빠른 속도로 멸종해가고 있습니다. 멸종하는 생물이 많을수록 사람도 살기가 힘들어지고요. 이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물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관심과 노력의 첫 걸음인 생물다양성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다음 세대에도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