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태여행의 숨은 거점

어름치마을은 동강의 맑은 물과 기화천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창리천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용천수가 만나는 지점에 고즈넉이 자리했다. 동강을 중심으로 절경을 자랑하는 태백산맥이 둘러앉아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 내에는 동강 12경 중 백운산과 칠족령, 황새여울, 백룡동굴 등이 위치했다. 덕분에 하루만으로 둘러보기도 힘들 정도로 생태여행으로서 가치가 높은 마을이다.
과거 어름치마을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탓에 협소하고 척박하기만 했다. 1960년까지만 해도 주로 화전이나 민물고기 어로를 통하여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생태관광의 가치가 높아지며 자연스레 어름치마을이 주목받았다. 현재는 주민 대부분이 잡곡, 두류 위주의 소규모 전작 농업과 함께 농어촌민박, 관광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형적으로 석회암지대에 위치한 마을 입구에서 솟구쳐 나오는 하천은 다시 동강과 만난다. 자연이 선물한 혜택으로 마을 인근에는 천연기념물인 동강할미꽃, 희귀한 어종인 어름치 등이 많이 서식한다. 이런 까닭에 어름치마을에서는 희귀종을 찾아다니기만 해도 주요 관광지에 다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백룡동굴 ⓒ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 박은경

동강할미꽃을 찾아 동굴 속으로

동강할미꽃은 동강유역의 산과 바위틈에서 자라는 다년생으로 한국의 특산 식물이다. 일반 할미꽃과 달리 꽃망울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석회질이 많은 바위틈에서 자랄 수 있어 석회암지대가 분포한 동강 유역에 자리했다. 특히 백룡동굴 인근 절벽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백룡동굴은 총길이 1,200m의 긴 동굴로 1976년 세상에 처음 알려지고 35년이 지난 2010년에야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동굴 안에는 무수한 종유석과 석순이 전혀 훼손되지 않은 듯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백룡동굴은 아름다운 내부 경관과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1979년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되었다. 내부에는 대형 종유석과 석주, 석순이 군락을 이루며 환상적인 비경을 연출한다. 동굴이 더 특별한 이유는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체험형 동굴이라는 점이다.
탐사복으로 갈아입고 장화, 헬멧 등 복장을 갖춰야만 탐사에 나설 수 있다. 탐사는 정해진 시간, 안내자를 따라서 이루어지는데, 백룡동굴로 들어가려면 배를 타고 강을 이동해야 한다. 백룡호를 타면서 동강을 지나는 것도 큰 추억이 된다. 동굴의 개방된 부분은 총길이의 3분의 2 정도인 800m가량이다. 동굴 투어는 입장 후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동강 유람 그리고 백운산 절경

어름치마을을 휘감고 있는 동강에서 사는 어름치는 마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지역에 자생하는 가장 특별한 생물이다. 한국의 고유 어종으로 동강 외에도 한강, 금강, 임진강 등에 서식한다. 환경 오염에 매우 민감해 청정 지역의 바로미터로도 평가된다. 특히 4~5월, 산란철을 맞는 어름치는 산란탑을 쌓아 알을 보호하는 무척 특별한 행동을 하는데, 이는 학술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희귀 동식물을 비롯해 수많은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동강은 태곳적 원시의 생태를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평창군 오대산에서 발원하는 오대천과 정선군 북부를 흐르는 조양강이 합류하여 흐르는 동강의 길이는 약 51km이다. 단층운동과 습곡운동의 영향으로 오늘날의 지형이 형성되었고, 현재도 하천 운동으로 인한 퇴적작용과 침식작용을 하고 있다. 구불구불한 뱀 모양의 사행천으로 어름치는 물론 수달과 원앙 등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어름치마을의 생태 여행은 ‘늘 흰 구름이 끼여 있는 산’이라는 몽환적인 이름의 백운산에서도 절정을 맞는다. 동강의 중심부에 있는 백운산은 멋진 조망과 아름다움을 넘치게 선사한다. 백운산은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지정됐는데, 해발 425m 지점에서 연포마을 생태탐방로 구간에 설치된 하늘벽 구름다리는 국내 최초로 유리재질로 설치된 평교로 등산객들의 큰 인기를 끄는 곳이다. 전국의 100대 명산, 강원도의 20대 명산 같은 리스트에 항상 오르는 백운산의 능선 정상부에 서본다. 뻥 뚫린 하늘과 신비로운 산새를 바라보며 생태 여행의 진미를 오감으로 느낀다.

어름치마을

평창의 멸종위기 생물들

어름치
잉어목 잉어과에 속하는 어류이다. 몸길이는 20~40cm이며, 몸통은 원통형으로 뒤쪽으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주둥이가 길고, 한 쌍의 긴 수염이 있다. 몸 색은 등 쪽이 갈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이다. 큰 하천 중상류의 물이 맑고 자갈이 깔린 곳에서 산다.
관박쥐
백룡동굴에 서식하는 또 다른 동물인 관박쥐는 한국에서는 비교적 흔한 종류다. 주로 동굴 속에서 소수의 무리를 짓든지 한 개체씩 떨어져 있고 겨울에는 암수 따로따로 동면한다. 가을에 교배한 후 동면에 들어가 다음 해 봄에 동면에서 각성 후 수정이 일어난다.
쉬리
쉬리는 동해로 흐르는 하천을 제외한 남한의 거의 전 지역에 분포하는 고유종이다. 몸길이는 10~15cm로 가늘고 길며 머리가 뾰족하다. 하천 중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의 여울지는 곳의 자갈 바닥에서 살면서 수서곤충이나 작은 동물을 주로 섭식한다.
동강할미꽃
동강 인근의 바위틈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강원도 강릉, 삼척, 동해, 영월, 정선 등지에 분포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전체에 흰 털이 밀생하고 광채있는 윗 잎면이 특징이다. 꽃은 4~6월에 청보라, 붉은 자주색 등 다양한 색깔로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