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기후의 전형, 서부 고츠
인도의 서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약 1,600km에 걸쳐 뻗은 서고츠산맥은 평균 해발고도가 900~1,600m로, 서부 고츠의 자연 환경을 한결 풍성하게 가꿔 준 지구의 선물이다. 아라비아해에서 불어오는 여름철 남서풍이 서고츠산맥과 부딪치면 서쪽 비탈면과 해안 평야에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며, 겨울철에는 북동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많이 떨어져 서리가 내리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해발고도 1,500m 내외의 고지대는 연평균 기온이 15℃ 정도로 선선한 기후를 품고 있다.
높은 산악 지형이 빚어낸 기후로 인해 서부 고츠는 여름에는 덥고 비가 많이 내리지만 겨울에는 춥고 건조한 몬순기후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수많은 동·식물 고유종을 탄생시키는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곳의 독특한 지형적·생태학적 특성을 인정해 2012년 6월 서고츠산맥을 인도의 29번째 새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대표적 열대몬순기후, 스리랑카
인도와 29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섬나라 스리랑카는 평균 기온이 25.5℃이며,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가 3.5℃에 불과할 정도로 사계절 고른 기온을 갖고 있다. 다만 여름철에는 남서풍, 겨울철에는 북동풍의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열대우림처럼 강수량은 많으나 겨울철 짧은 건기가 나타나는 열대몬순기후의 대표적 국가다.
스리랑카의 지형은 크게 중남부 산악지대와 기타 해안지대로 나뉜다. 중앙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남서부는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동북부는 대체로 완만한 평지가 자리 잡고 있다. 그중 중남부 지역에 자리한 센트럴 하이랜드(Central Highlands)는 해발고도 2,500m 내외의 고산 삼림지역으로, 다수의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다양하고도 독특한 동·식물 고유종이 살아가고 있어 서부 고츠와 함께 생물다양성 핫스팟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이 센트럴 하이랜드가 201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배경이다.
스리랑카 면적
65,610 km²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식물
4,000 여 종
파충류
174 종
포유류
140 종
멸종위기에 처한 방대한 고유종
서부 고츠에는 4,000여 종의 현화식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38%에 해당하는 1,500여 종이 고유종인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나무 650종 중 350여 종이 고유종이라고 알려져 있다. 해발 600~1,000m의 열대상록수림에서 자생하는 높이 10m 내외의 에리노카르푸스 님모니를 비롯해 장미군에 속하는 속씨식물 포실론뉴론 인디쿰, 국화과의 고유종 아데눈 인디쿰 등이 대표적이다. 민물 어류 218종 중 116종이 고유종으로, 특히 서부 고츠 남부는 북부 대비 풍부한 어류를 품고 있다. 양서류는 2003년 그 실체가 밝혀진 고유종 퍼플개구리를 비롯해 126종이 발견됐는데 지금도 새로운 종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파충류 157종, 조류 508종, 몸길이 25cm 내외의 붉은홀쭉이로리스를 포함한 포유류 157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이 중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은 식물 229종, 포유류 31종, 조류 15종, 양서류 43종, 파충류 5종, 어류 1종 등 총 325종에 달한다.
한편 스리랑카에서도 식물 4,000여 종, 민물고기 107종, 양서류 59종, 파충류 174종, 조류 435종, 포유류 140종 등 수많은 동·식물이 발견됐다. 이 중 민물고기 41%, 양서류 65%, 파충류 52%, 조류 10%, 포유류 5%가 고유종으로 판별됐을 정도로 고유종이 번성한 지역이다.
등과 꼬리는 갈색이고 배 부분은 밝은 색으로 습윤한 열대림에서 굴을 파고 살아가는 스리랑카긴꼬리땃쥐, 스리랑카 숲 전역에서 살아가며 이름과 달리 얼굴이 짙은 회색인 긴꼬리원숭이과 자주빛얼굴랑구르, 선명한 노란색과 붉은색의 볏과 붉은색의 육수가 인상적인 꿩과 조류 실론야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서부 고츠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스리랑카의 고유종 상당수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기에, 서부 고츠와 스리랑카의 생물다양성 보호와 유지를 위해 앞으로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부 고츠와 스리랑카의 대표적 멸종 위기 생물
아시아코끼리(Elephas maximus)
아프리카코끼리보다 몸집이 작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길이 6m, 어깨 높이 3m, 몸무게 5톤에 달한다. 사각형의 작은 귀를 갖고 있고 코 끝 한쪽에 돌기가 있으며 약 70년을 산다. 주로 관목림에서 20마리 이상이 무리를 이루어 지내며 초식성으로 풀·열매·나무껍질·관목 등을 먹고 살아간다.붉은홀쭉이로리스(Loris tardigradus)
인디아로리스원숭이라고도 불리며, 인도 남부에서 발견된다. 몸길이 25cm 내외이며 꼬리는 전혀 없고 눈이 매우 커서 얼굴 생김새가 올빼미와 비슷하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나무 구멍 속에서 지내며, 밤에는 밖으로 나와 곤충·도마뱀·개구리·들쥐·야생조류 등을 잡아먹으며 어린 싹이나 열매도 먹는다.퍼플개구리(Nasikabatrachus sahyadrensis)
서부 고츠에서 발견되는 고유종 양서류다. 올챙이는 동족과의 경쟁을 피해 물살이 세고 위험한 폭포에서 살아가는데, 이 종 특유의 빨판으로 바위 바닥에 몸을 붙이고 조류를 먹이 삼아 성장한다. 성체가 된 뒤에는 일생 대부분을 땅속에서 흰개미를 사냥하며 보내는데, 이 때문에 2003년이 돼서야 올챙이와 성체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물왕도마뱀(Varanus salvator)
몸길이 최대 3m, 몸무게 10~30kg에 달하는 커다란 도마뱀으로, 수컷이 암컷 대비 몸무게가 2배 정도 많이 나간다. 강 기슭, 늪, 평지 등 물이 가까운 곳에 굴을 파고 서식하며, 포유 류·새알·개구리·도마뱀·물고기 등을 주로 먹는다. 다리 근육이 발달해 있어 달리는 속도가 매우 빠르며, 물 속에서 30분 이상 잠수도 가능하다.참고 자료 | 1. CEPF(Critical Ecosystem Partnership Fund) 생태계 프로필 |
2.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홈페이지 | |
3. 두산백과 두피디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