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이 하고 있는 자생생물 발굴 연구란 무엇인가요?
자생생물 발굴 연구란,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는 식물, 동물, 미생물들을 찾아 국가생물종 목록에 등재하고 대내·외적으로 밝히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을 규명하고 사라져가는 생물을 지키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마련함으로써 국가 차원에서 자생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생물이 가지고 있는 형태적, 생태적, 유전적 특징을 분석하고 기록하여 생물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생생물 발굴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선진국이 개도국의 생물자원을 아무런 제약 없이 반출하고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유명한 구상나무, 털개회나무 종자에서 개량되어 미국에서 정원수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미스킴라일락 등은 우리나라 생물이지만 생물자원의 활용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생물종을 발굴하고 목록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생물주권 확립을 위해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을 개관하였고 이때부터 자생 자생생물 발굴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국제사회 역시 2010년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을 통해 나고야 의정서를 발효하여 이제는 생물자원에 관한 소유권은 해당 국가에 있고 해당국의 동의 없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국가생물종목록 6만종 달성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국가 생물 6만종 목록은 국내에 서식할 것으로 추정되는 생물 10만종 중의 60%가 목록화된 것으로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을 구성하는 생물종들의 현황 파악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국립생물자원관이 개관한 2007년 당시 2만 9,916종에서 2023년 6만 10종까지 약 16년 만에 2배가 넘는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이러한 성과는 국립생물자원관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학계 등 관련 기관 연구자 연인원 6,000여 명이 참여하여 이룬 결실이기에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찾은 6만 종 중에 소개하고 싶은 생물이 있으신가요?
그동안 많은 생물들이 발굴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은 2007년과 2011년 세계 최초로 생물분류체계에서 상위 체계에 속하는 원핵생물의 핌브리모나디아 강(Class)과 오피투탈레스 목(Order)을 발견하여 국내 분류연구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한 단계 높였으며, 2014년에 최상위 분류체계에 해당하는 미기록 고세균계를 찾아냄으로써 우리나라에도 7계*에 해당하는 생물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입니다. 2009년도에는 흑산도에서만 자생하는 난초과 식물인 ‘신안 새우난초’를 발견하였는데 이 종은 개체수 감소 우려로 2017년에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되었습니다.

* 7계: 동물계, 식물계, 유색조식물계, 균계, 원생동물계, 세균계, 고균계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 생물 발굴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과거 각 분류군 학자들의 많은 노력에도 종 발굴 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립생물자원관 설립 이후 전 세계에 유례없는 속도를 보이며 6만여 생물종을 발굴하였습니다. 이제는 눈에 띄지 않고 발견하기 어려운 생물만 남아 있어 이전과 같은 속도로 생물을 발굴하기는 어렵지만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 생물이 가진 새로운 가치를 발굴할 것이며 이 보물들의 가치에 대해 식·의약품, 재생에너지 등 생물자원을 이용한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