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의 기습, 바이러스 확산

기후변화로 인한 신·변종 감염병 발생에 대한 문제점 제기 및 대응책 마련 등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UNEP(UN환경계획)가 2020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기온과 강수량 및 습도의 증가를 통해 야생동물의 생태와 질병 발생 양상에 전반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실제로 1950년 대비 고도가 높은 지역 내 말라리아 전파 적합 기간이 무려 39%나 증가했다. 기후에 민감한 전염성 질병인 뎅기, 말라리아, 콜레라 등도 꾸준히 확산되고 있으며 외부 환경요인에 민감한 모기, 진드기 등 질병 매개동물의 분포 지역 또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지구온난화로 모기의 서식지가 확대되면서 바이러스도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가 치쿤구니아 바이러스(아프리카·동남아→서반구)와 지카 바이러스(아프리카→아메리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우간다→캐나다)다.

야생동물 질병 유발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은 기후변화

전 세계적인 기온 증가로 인해 고위도 지역에서만 서식하던 야생동물들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체에 대한 저항성이 저하되고 있고, 그 결과 서식지 내 질병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도 문제다. 그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어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의 거주지 또는 목축지로 이동해 인수공통감염병 노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 분야에서 기후변화가 가져온 중요한 변화는 서식지 불안정 및 파괴로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대규모 전염병의 발생 주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산림 벌채는 바이러스 전파에 큰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습도 등 기후 조건이 바이러스 전파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