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와 간단한 업무소개 부탁드립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산업화지원실 자원은행부 최영지 전임연구원입니다. 자원은행부는 ‘섬생물소재은행’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저는 유전자원 소재를 맡아 ‘유전자원은행’을 운영 및 관리하고 있습니다. 유전자원은 쉽게 DNA의 단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극소량만 있어도 생물의 기능과 성격, 정보를 알 수 있어 훗날 ‘이 시대에 어떤 생물이 살았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를 잇는 매개체죠.
섬생물소재은행란 무엇인가요?
섬생물소재은행(BOBIC, Bank of Bioresources from Island and Coast)은 2021년 11월에 개소한 국내 유일의 섬·연안 야생생물 소재 전문 기관입니다. 우리나라 섬과 연안 지역에서 발굴된 천연물(원시료, 추출물), 유전자원(gDNA, 조직), 배양체(세균·균류·미세조류)에 대한 생물소재를 효율적으로 보존 및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분양해 생명과학 연구와 바이오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은행에서는 고품질의 생물소재를 연구자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21년 9월 ‘국제표준인증’을 획득했습니다. 또한 표준화된 소재 관리를 위해 2022년 12월 ‘섬생물소재은행 표준운영 매뉴얼’을 제작해 체계적으로 관리 중입니다. 2024년 7월 말 기준으로 천연물 657종, 유전자원 673종, 배양체 2,357종으로 합계 3,687종 7,546점의 생물소재를 체계적으로 영구 보전 및 관리하고 있는데요. 액체질소에 넣어 영하 196도를 유지하는 수장 시스템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70년, 100년 뒤에 꺼내도 손상 없이 섬생물소재가 그대로 보존돼 있죠. 이를 자체 연구에 사용할 뿐만 아니라 산·학·연에 무료로 분양하면서 국가 자원이 미래에도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섬 생물’로 한정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는 약 3,400여 개의 섬들이 있습니다. 해양과 육지가 교차하는 자연적 특성과 연안, 습지 등의 특수한 고유 환경이 유지돼 있어 국가 생물소재 개발의 무궁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죠. 특히 섬은 육지와 격리되어 독특한 자연 환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동물, 식물, 미생물의 생태가 육지와 다른데요. 이러한 환경에 적응한 고유종이나 희귀종의 비율이 내륙지역에 비해 훨씬 높기에 섬 생물로 한정했습니다.
섬생물소재로 유전자원 연구를 하고 계신데요. 이와관련된 성과가 있을까요?
국내 다양한 소재은행 중에 가장 후발주자인 섬생물소재은행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 식품 등의 분야에서 차세대 바이오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펩타이드 관련 연구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섬 연안 야생생물 중에 청자고둥, 쐬뜨기, 쑤기미 등에서 유용 펩타이드와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저희 자원관만의 차별화된 천연 독 은행 구축을 하고자 합니다. 섬생물소재 확보 및 보존뿐만 아니라 펩타이드 연구를 시작으로 섬생물소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섬생물소재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진화할지에 관한연구원님의 전망과 더불어 그에 따른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에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소재 및 그와 관련된 정보의 중요성이 더욱더 강조될 듯합니다.
이에 따라 저희 기관은 ‘섬 특화 야생생물 소재 확보 및 유용성 정보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에 시작해 오는 2026년까지 섬·연안 특화 야생생물 소재 및 오믹스 빅데이터, 유용성 정보를 확보해 생물다양성 보전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소재은행의 장비 및 시설 인프라 고도화를 통한 산·학·연 수요자에게 고품질의 맞춤형 소재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섬생물소재의 보존 및 가치 발굴을 강화해 국가 바이오 분양의 성장 가속화에 기여하는 국제적인 수준의 소재은행으로 발돋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