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분매개곤충 감소가 불러올 심각한 영향
화분매개곤충 보호 연구는 단순히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인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이다. 대표적인 화분매개곤충인 꿀벌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275조 원, 국내에서 약 6.8조 원 이상의 농업적 가치를 창출한다. 꿀벌과 같은 화분매개곤충들은 농업 생산뿐만 아니라 생태계 유지, 인류 복지, 식량 안보,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들의 감소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보전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화분매개곤충 보호를 위한 다 부처 연구 협력
이에 따라 국립생물자원관 등 5개 기관은 꿀벌 등 화분매개곤충을 보호하기 위한 다 부처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꿀벌 개체 수가 급감하고 밀원식물이 쇠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려 연구를 분담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농업과학원은 꿀벌의 종합관리 및 건강성 증진을, 국립산림과학원은 새로운 밀원수 개발과 밀원단지 조성을 담당하며,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꿀벌 질병 진단 및 치료제 개발을, 국립기상과학원은 밀원수 개화시기 예측과 정확도 개선을 맡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 화분매개곤충의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생태계 서비스 평가 및 강화 연구를 담당한다.

장기적 연구를 통한 화분매개 생태계 보전
다 부처 협력 연구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국립생물자원관은 2024년 6월부터 협력 기관으로 참여하게 됐다. 현재는 국내 화분매개곤충 목록을 구축하고 신규 또는 주요 화분매개 자원을 탐색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화분매개 생태계 서비스 평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이 종료되는 2030년에는 국내 주요 화분매개곤충의 목록과 특성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생태계 서비스를 경제적 가치로 재평가하여 취약 지역에 대한 생태계 증진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화분매개곤충 감소, 우리의 대응이 시급하다
현재 꿀벌과 화분매개곤충의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꿀벌은 기후변화와 질병 등의 영향으로 인해 대규모 폐사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2022년 약 78억 마리, 2023년 약 31억 마리의 꿀벌이 실종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양봉산업이 발달하여 사육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반면, 자연 생태계에 서식하는 다양한 화분매개곤충들은 기후변화, 도시화 등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개체군 밀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UN에 따르면 전 세계 야생 벌 2만 종 중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인위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주요 화분매개곤충을 탐색하고 감소 원인을 파악하는 연구가 필수적이다.

우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국립생물자원관의 노력
많은 사람들이 꿀벌과 같은 화분매개곤충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지만, 이들이 사라질 경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전 세계 17만 종의 식물 수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간이 먹는 식량의 33%가 꿀벌의 수분 활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만일 화분매개곤충이 멸종할 경우 식물의 감소로 인해 초식동물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이를 먹이로 하는 육식동물까지 영향을 받아 생태계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농작물 가격 상승, 축산업 비용 증가 등 경제적 위기 초래는 물론 인간의 식량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앞으로 새로운 화분매개 자원을 탐색하고 발굴하며, 생태계 서비스를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화분매개 생태계 보호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생태계 건강성을 증진하는 한편, 국민에게 화분매개곤충의 중요성을 알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