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와 담당 업무를 소개해 주세요.

저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시교육실 전시부에 근무하는 선은미 전임연구원입니다. 우리 기관은 섬과 연안 지역의 생물자원을 연구하고 보전하는 곳으로, 저는 그중 섬과 연안의 식물을 전시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섬에서 식물이나 종자를 직접 채집해 재배온실에서 적응 과정을 거친 뒤 한국섬온실로 이식하여 전시 공간을 구성합니다. 섬과 연안의 식물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분야입니다. 최근 보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중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Q. 한국섬온실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요?

한국섬온실은 우리나라 섬과 연안 지역의 식물자원을 연구하고 보전하며 이를 교육과 전시로 연결하기 위해 조성된 특별한 공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3,400개의 섬이 있고, 자생식물 4,641종 중 2,873종이 섬에서 자랍니다. 특히 섬에는 고유종이 많아 연구와 보전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섬 지역은 무인도가 많고 접근이 어려워 해당 지역의 고유종을 쉽게 접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섬과 연안의 식물들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고 연구 성과를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소개하여 생물자원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했습니다. 살아있는 식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체험하는 이 공간이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Q. 섬에는 육지와 다른 고유 자생식물이 많습니다. 이를 보호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요. 그래서 한국섬온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섬에는 육지에서 보기 힘든 고유식물이 많지만 불안정한 환경 속에 있어 보호가 쉽지 않습니다. 기후변화, 난개발 , 무분별한 채취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으며 생존 위협도 커지고 있습니다. 멸종위기 식물 중 약 35%가 섬과 연안 지역에 서식하며 현재 섬 고유식물은 약 120종으로 확인됩니다. 한국섬온실은 이들 식물을 최대한 확보하고 보전하는 한편, 전시와 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적 가치와 보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섬 생물다양성 보전의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계획입니다.

Q. 한국섬온실에서는 어떤 식물을 만날 수 있나요? 규모와 전시 내용도 궁금합니다.

한국섬온실은 건축 연면적 1,465㎡, 전시 면적 934㎡의 규모로 한반도 섬과 연안 자생식물 약 170종, 8,000여 점을 식재하고 있습니다. 나도풍란, 석곡, 죽절초 같은 멸종위기 식물과 퉁퉁마디, 칠면초, 해홍나물 같은 염생식물을 비롯해 섬진달래, 섬초롱꽃, 홍도서덜취 같은 섬 고유식물 50종도 전시 중입니다. 또한 ‘섬의 시초’ 부터 시작해 해안 사구와 저지대의 생태를 따라가는 동선으로 구성해 다양한 섬의 자생 식물들도 전시합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좀 더 우리 가까이에서 섬 식물의 생명력과 다양성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생태적 가치와 생명의 다양성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Q. 관람객들이 한국섬온실을 어떻게 바라봐 주셨으면 하나요? 관람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한국섬온실은 자연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어 교육적인 장으로 인기가 높다 보니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팝업 전시나 포토존을 통해 젊은 층과 연인들의 방문도 늘고 있습니다. 관람 포인트는 ‘계절의 흐름을 따라 피어나는 생명’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각자의 시기에 피어나는 식물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이 이곳에서 자연과 생물의 소중함을 느끼고, 생명이 걱정 없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섬 연안 자생식물은 다른 외래종 식물에 비해 키가 작고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관심도도 낮고 중요성이 늦게 부각된 편입니다. 섬 연안 식물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고요. 하지만 모든 자연 생태계는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잊지 말고, 섬 연안 자생식물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작지만 풍성하게 구성된 한국섬온실에 방문해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