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생태계 들여다보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담수생태계를 대상으로 신종 및 미기록종 발굴, 표본 확보,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등의 연구를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그 결과 동물, 식물, 조류(Algae), 균류, 원핵생물에서 3,000여 종의 신종·미기록종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동물과 식물은 눈으로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종이 없을 거라고 여겨졌지만, 사실은 국내 연구자가 없어 연구가 안 되었을 뿐, 아직 발굴해야 할 종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습지플라나리아류는 우리나라 산지 계곡 습지에서 처음 확인되었고, 일본과 중국에서만 서식한다고 알려졌던 돌나물과 식물인 서산돌나물(Sedum tricarpum Makino)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돼 미기록종으로 발표한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동굴, 혼합대와 같은 지하수성 생물서식지에서 동굴옆새우, 고하목 등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지 않았던 담수동물을 발견해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인근 상주시 북천에서 수행했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물방개와 다묵장어, 한반도 고유종인 참갈겨니, 참쉬리, 돌마자 등 담수생물 17종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북천 전역에서 생태계교란 생물인 돼지풀, 가시박, 환삼덩굴의 분포와 외래 어종인 블루길, 배스를 발견해 담수생태계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확인해 보도자료로 알리기도 했습니다. 북천은 도심 인근 하천임에도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나, 외래종과 교란종 확산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함을 확인한 연구였습니다.

표본으로 남기는 담수생물

담수생물 표본 확보를 위한 조사 과정은 단순한 채집이 아닌, 사전 조사 - 현장 수집 - 유전자 분석 - DB 등록 - 보존 및 활용으로 이어지는 정밀한 절차를 따릅니다. 먼저, 조사 대상지의 생태와 지형을 분석하고 장비를 점검합니다. 현장조사는 낚시, 투망, 굴취칼, 포충망 등 목적하는 분류군에 적합한 채집 도구를 사용해 생물 시료를 수집하며, 각 분류군에 적합한 매뉴얼을 따라 표본을 제작합니다. 이후 연구실에서 형태와 유전자분석을 통해 종을 판별하고, 기관 DB에 입력 후 장기 보존을 위해 수장고에 보관합니다. 확보한 표본은 전시, 교육, 학술 연구, 장기 보존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합니다.
생물표본, 박제 등은 상설전시관에서 전시해 일반 국민들에게 우리나라 담수생태계의 가치를 알리고, 교육 공간에서 체험 학습 자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또한 미개척 분류군의 표본은 신종·미기록종 연구를 위한 국내외 학술 교류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최근에는 생물표본의 디지털화를 통해 정보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산돌나물(Sedum tricarpum Makino)
심복동굴옆새우(Pseudocrangonyx joolaei)
담수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들

가장 큰 위협은 서식지 파괴, 외래종 유입, 수질 오염, 기후변화입니다. 하천 직선화, 제방 축조, 습지 매립 등으로 서식지가 줄고, 외래종이 토종 생물과 경쟁하거나 포식하며 생태계를 교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최근 대두되는 기후변화는 서식 환경 변화를 가속해 일부 종의 멸종 위험을 높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복합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외래종 및 교란종을 발견하면 이를 정확히 기록해 보고서나 논문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환경부, 지자체 등 관계기관이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담수생태계 보전의 기초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기록을 통해 담수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담수생태계와 담수생물다양성의 중요성

담수생태계는 식수와 농업용수, 레저 활동 공간 등 우리 생활에 필수적이며,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처이자 생태계 건강성의 핵심입니다. 담수생물은 생태계 기능 유지뿐 아니라 생물의약, 친환경 농자재, 교육과 전시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 미래 가치가 풍부한 자원입니다. 따라서 담수생물다양성 보전은 우리 삶의 질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속되어야 합니다. 지난 10년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담수생물 종 조사와 신종·미기록종 발굴, 표본 확보를 통해 국가 생물자원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생물주권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기후변화와 외래종의 위협 속에서 담수생태계 보전을 위한 정책 연계와 국민 인식 증진에 더욱 힘쓸 계획입니다.
담수생물은 크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생태계 순환과 수질 정화, 생물의약과 농자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미래 자원입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러한 생물자원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국민과 함께 보전할 수 있는 열린 연구기관으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