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egabalanus coccopoma Comment(Darwin, 1854), 제주시 추자도 고무 슬리퍼 쓰레기에서 발견한 빨강따개비 속 외래따개비
2.Aspidelectra bihamata Liu & Wass(2000), 신안 중도 검산항 플라스틱 폐어구에서 발견한 방패지기이끼벌레 속 오손태형동물, 양식장 구조물에 붙어 서식한다
해양 쓰레기에서 발견한
‘숨겨진 손님들’

2025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생명을 찾아냈다. 도서와 연안 지역의 해양 쓰레기에 부착된 무척추동물을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외래종 2종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 쓰레기가 단순한 오염원이 아니라 외래생물이 이동하고 정착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제주시 추자도에서 수거한 고무 슬리퍼에서는 따개비류 ‘메가발라너스 코코포마’, 신안 증도에서는 이끼벌레류 ‘아스피델렉트라 비하마타’가 발견되었으며, 모두 열대 해역에서만 알려진 종이다. 연구진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유입 경로를 규명하고 외래생물 확산 방지 대책 마련에 활용할 예정이다. 버려진 해양 쓰레기 속에서도 새로운 생물학적 단서를 찾아낸 이번 성과는 도서·연안 생태계 보전과 생물주권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의미 있는 연구로 평가된다.

기후변화가 데려온 새로운 생물, 문섬에서 만나다

2025년은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 변화를 ‘현장으로 옮겨온 해’였다. 연구 데이터를 전시공간으로 확장해 국민이 직접 생물의 변화를 체험하도록 구성했다.제주 서귀포항 인근의 작은 섬 문섬은 아열대 해양생물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으로 연산호 군락과 갯민숭달팽이, 흰동가리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한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이곳에서 자포동물류 39종, 연체동물류 32종 등 총 115종을 확인했으며 그중 18종은 국내 미기록종 후보로 분류되었다. 대부분 열대 해류를 따라 유입된 종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획전 「제주 문섬 바다를 찾아온 손님」은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되었다. 디지털 영상과 사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해양생물을 소개하며 관람객이 기후변화가 초래한 생태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섬 문섬은 이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보전의 상징적 현장이 되고 있다.

기획전 「제주 문섬 바다를 찾아온 손님」
어류 탐사
숲 탐방
자연 속에서 배우고, 사람과 함께 성장하다

2025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교육은 자연이 곧 교실이 된 한 해였다. 가족 단위 참가자를 위한 체류형 생태교육 프로그램 「섬 대탐사 2박 3일」이 새롭게 운영되며 연구진이 직접 참여해 탐구의 깊이와 전문성을 더했다.
‘천사의 섬’ 신안 비금·도초도에서 열린 탐사에서는 갯벌, 염전, 숲, 해변 등을 오가며 섬 생태를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갯벌에서 고둥과 게를 채집하고 숲에서는 식물의 상호작용을 관찰했으며, 어류 탐사에서는 물고기를 잡아 생태계의 순환을 이해했다. 또한 섬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배우는 통합형 생태수업으로 진행되어 자산어보 촬영지 탐방, 다도 체험, 별자리 관찰 등이 더해졌다. 참가자들은 “연구진과 함께하는 현장 수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앞으로도 섬과 연안을 무대로 한 생태체험 교육을 확대해 국민이 자연 속에서 배우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갈 계획이다.

변화의 바다에서 미래를 보다

2025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연구, 전시, 교육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응답했다. 해양 쓰레기 속 외래생물 연구부터 문섬 기획전, 섬 대탐사 교육까지. 국민과 함께 생태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며 지역과 세계를 잇는 생물자원의 가치를 확산했다. 작은 생물에서 큰 변화를 읽어내는 연구, 현장에서 배우는 교육, 변화를 체험으로 전하는 전시를 통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오늘도 기후변화의 현장에서 생태의 미래를 기록하고 있다.